4월 1일 목요일,
어김없이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했다
항상 있던 그 피로감을 가지고 출근을 했다
평소와 똑같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별다른 건 없었다
10시 30분 이후였을까...
그 쯤부터였던것 같다
몸이 약간 으슬으슬 추웠다
몸이 약간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원체 감기도 잘 걸리고 몸이 약한 나였기에
또 몸이 안 좋은가, 피곤해서 그런가... 라며 넘기려고 했지만
계속 열이 오르는 듯했다
몸이 계속 안 좋아지는 느낌에,
11시쯤? 회사에 비치된 체온계로 내 몸을 재봤다
38도!
원래 체온 자체가 높아서 항상 37도 내외로 나왔던 나였는데,
갑자기 38도가 나와 깜짝 놀랐다
요즘 같은 시대에 38도라니...;;
비접촉 온도계이기에 뭔가 잘 못 되었을 수도 있으니 조금 있다 다시 재보자고 마음먹고
20~30분 정도 후에 다시 재봤다
37.5도 내외였던 것 같다
열은 금방 내렸으나, 그래도 혹시 몰라...
나는 바로 팀장님께 말씀드리고 반차를 쓰고 퇴근을 하였다
이런 적 예전에도 몇 번 있었다
또 감기 기운인가 했다
반차를 써서 집에 가면서도 감기인 줄 알았다
집에 가서 쉬면 낫겠지... 라며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코로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우리 집까지 지하철로만 1시간 30분 거리
체력이 약한 나는 서서는 못 갈 거리였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 틈에 앉을 수 없었고
나는 1시간 30분 거리를 내내 사람들 적은 곳에서 서있었다
서있으면서도 설마, 아니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1시간 30분 동안 서서 왔더니 온몸에 힘이 빠지고 어질어질했다
집에 오자마자 내 방에 누웠다
혹시 모르니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해열제를 먹지 말고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면서
열이 내려가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그때부터 나는 따뜻한 보리차를 수십 번 마셨다
밤이 되니 열은 다행히 내려갔고, 코로나가 아니구나 안심했다
감기 기운은 아직 남아있어서, 종합 감기약을 먹고 잠을 잤다
다음날에도 감기 기운은 있었으나, 평소 감기 증상과 별반 차이 없었다
하지만 출근할 기력은 없어서 당일 연차를 쓰고 오늘 하루는 쉬기로 했다
요즘 같은 시기에 감기로 당일 연차를 쓰는 것은
모두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주 회사에 당당히 나가기 위해
나는 예방차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1시간 거리 되는 보건소를 걸어가서 검사를 받았다
나는 코만 검사받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막상 검사를 받고 나니 뭔지 모를 두려움과 불안감이 휩싸였다
혹시나.. 진짜 코로나면 어쩌지...?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후기를 찾아봤다
나는 12시 내외로 검사를 받았고
이 시간대에 검사받은 사람들은 언제쯤 검사 결과가 오는지 찾아봤다
사람마다 제각각이긴 했는데,
보통 음성일 때는 당일 10시까지는 문자 통보받고
다음날 9시 15분 내외로 문자 통보를 받는 것 같았다
10시가 지났는데도 문자가 없었다
잠이 안 왔다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며 시계만 봤다
9시, 9시 5분, 10분, 15분이 돼도... 문자는 없었다
점점 두려워졌고 무서워졌다
핸드폰으로 계속 후기를 보고 있었는데,
9시 30분 정각! 전화가 왔다
내 인생에 최고로 떨리던 순간이었다...
양성일 경우엔 전화가 온다던데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내 인생에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고
전화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엔 '양성'이라는 답변이 왔다
목소리가 덜덜 떨렸고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코로나라니...
그 짧은 순간 수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은, 회사는, 나는 어쩌지...
밖에서 엄마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눈물이 하염없이 나왔다....
이제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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